GdFeCo의 스페리자성에 따른 비전형적 자기저항
Unconventional magnetoresistance induced by sperimagnetism in GdFeCo
GdFeCo의 스페리자성에 따른 비전형적 자기저항
Unconventional magnetoresistance induced by sperimagnetism in GdFeCo
스핀트로닉스 학계에서 최근 10년 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연구라 하면 희토류-전이금속 합금으로 이루어진 준강자성체에 대한 스핀 역학 연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갑진 지도교수님께서 측정하신 GdFeCo 에서의 자구벽 움직임 관찰 논문[1]을 필두로 자화 보상점(Magnetization compensation temperature, TM), 각운동량 보상점(Angular momentum compensation temperature, TA)의 독특한 물리적 특성에 대한 수 많은 연구들이 그 뒤를 따라 발표되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이 기정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던 ‘전이금속 지배적 스핀 수송 현상[2]’의 실험적 확인을 목표로 하였고 실제 대표격 물질인 GdFeCo의 자기저항을 측정함으로써 기존 연구 결과들에 대한 해석과 후속 연구들의 물질 특성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본 연구의 실험적 고안 단계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는 본래 GdFeCo의 마그논 자기저항(Magnon magnetoresistance)을 측정하고 기존에 알려진 Fe, Co의 그것[3]과 비교하여 GdFeCo 스핀 수송 특성이 실제로 전이금속 지배적 양상을 나타내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마그논 자기저항이란 자성체의 자화 방향과 외부 자기장 방향이 평행 혹은 반평행한 상태에 따라 비저항이 감소 혹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자력보다 약한 자기장이 자화와 반대 방향으로 가해지면 마그논 생성을 증대시키고 전자-마그논 산란(electron-magnon scattering) 현상이 증가하면서 저항이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보자력보다 강한 자기장이 가해지면 자화는 외부 자기장 방향으로 정렬하게 되고 마그논 생성이 억제되며 저항이 감소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저항 변화는 온도에 큰 의존성을 갖는데 온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자기장 세기에 따른 저항 변화율이 높아지고 온도가 낮아질수록 저항 변화율이 낮아진다. 기존의 주장과 같이 GdFeCo가 Fe, Co 지배적인 스핀 수송 특성을 나타낸다면 온도에 따른 마그논 자기저항 측정 결과가 Fe, Co의 그것과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이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SiN-sub/Gd23.5Fe66.9Co9.6(30)/SiN(5) 적층구조의 홀 바 패턴샘플을 준비하였다. 우리는 PPMS(Physical Properties Measurement System) 장비에서 본 샘플의 온도에 따른 자기 저항 및 자기 홀 저항을 측정해보았다. 해당 물질은 수직자기이방성을 가진 물질로, z-축 방향 자기장 인가에 따른 홀 저항 측정 시 사각형 모양의 자기이력곡선이 그려지는 것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 비정상 홀 효과(Anomalous Hall effect)의 부호가 160K을 전후로 바뀌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TM=160K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측정된 홀 비저항 값은 11~13 μΩcm로, 기존의 3d 전이금속들에서 관찰되던 값의 10배 이상으로 큰 값이 측정되어 GdFeCo의 스핀 수송 현상은 FeCo 뿐만 아니라 Gd 또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해보게 되었다.
동시에 측정한 자기저항에서는 예상대로 마그논 자기저항과 같은 나비넥타이 모양의 자기저항 측정 결과가 관찰되었다. 특히 TM=160K 전후로 FeCo moment가 외부 자기장에 반평행한 방향일 때는 저항 증가, 평행한 방향일 때는 저항 감소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단적으로 GdFeCo의 스핀 수송 특성이 FeCo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후 온도에 따른 자기저항 변화율을 확인해 본 결과 온도가 낮아질수록 자기저항 변화율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마그논 자기저항 특성에 크게 반하는 현상으로 보통 Arrhenius law에 따라 온도가 낮아질수록 마그논 생성 확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마그논 형성이 억제되고 전자-마그논 산란이 줄어 저항 변화율 또한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정확히 반대되는 경향의 결과가 측정되었다는 것은 해당 자기저항 변화가 마그논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맞는지 의심해보기에 충분한 근거로 판단, 우리는 다른 해석을 적용해보기로 하였다.
GdFeCo의 자성 특성을 연구한 기존 논문들을 검색해본 결과 Co의 조성비가 30%를 넘지 않으면 Fe의 스핀 모멘트가 서로 기울어져 일련의 cone angle, θFe,을 이루는 스페리자성체(sperimagnet)가 됨을 알 수 있었다[4]. 또한 GdFeCo의 비등방성 자기저항(Anisotropic magnetoresistance, AMR)이 온도가 낮아질수록 증가한다[5]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로부터 우리는 그림 3.에서 나타난 나비넥타이 모양의 자기저항이 외부 자기장 인가에 따른 θFe 변화로부터 AMR 변화가 측정된 것이라 생각해보게 되었다. 10K에서 측정된 비저항 변화율을 살펴보면 외부 자기장 2T 인가 시 약 0.02%의 자기저항 변화가 측정되었는데 GdFeCo의 최대 AMR 크기가 샘플 저항의 0.1%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을 고려하면 0.02%의 자기저항 변화는 최대 AMR 크기의 20% 수준에 해당하는 변화임을 알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의 AMR 변화는 상당한 크기의 θFe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고 생각되었고 스핀 수송 현상이 실제로 전이금속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비정상 홀 효과(Anomalous Hall effect, AHE) 측정 결과에서 반드시 드러나야 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에 우리는 아래 그림 4.와 같이 여러 온도에서의 자기장 인가에 따른 홀 비저항 변화율을 확인해보게 되었다.
앞서 살펴본 그림 2.에서 홀 비저항 값이 11~13 μΩcm 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그림 4. 의 홀 저항 변화율은 불과 최대 0.3%도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AMR 변화율이 20%에 해당 할만큼 θFe 이 크게 변했지만 홀 비저항에서는 해당 수준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 것은 비정상적이었고 이를 통해 우리는 Gd 스핀 모멘트 또한 Fe과 같이 cone angle, θGd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가정해보게 되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Gd은 negative AMR이 나타나는 물질[6]이며 AHE 또한 음의 부호를 갖고 있다[7]. 외부 자기장에 따라 그림 5.와 같이 Gd, Fe의 cone angle 이 각각 반대 방향으로 변한다면 Gd과 Fe의 AMR 변화 효과는 보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되고 AHE 변화 효과는 상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림 5.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외부 자기장이 인가된 후 Gd의 cone angle은 감소, Fe의 cone angle은 증가하게 된다. 이 때 Gd은 negative AMR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x축 방향 성분 스핀 모멘트가 줄어들수록 AMR이 증가하고 Fe은 x축 방향 성분 스핀 모멘트가 늘어날수록 AMR이 증가한다. 따라서 둘의 AMR 변화 효과는 서로 보강되어 전체적인 AMR 변화는 증가하는 방향이 된다. 이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자기저항 변화 양상도 설명할 수 있으며 그림 6.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반면에 AHE의 경우 Gd의 z축 방향 스핀 모멘트 성분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AHE가 커지고 Fe의 경우 z축 방향 스핀 모멘트 성분이 감소하여 AHE가 작아진다. 즉, 둘은 상쇄되어 전체적인 AHE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정성적인 설명은 자기저항 변화 양상과 AHE 대비 AMR의 변화율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을 동시에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 cone angle의 형성 유무와 자기장 인가에 따른 변화 양상 및 이에 따른 정량적인 자기저항 및 AHE의 변화 수준은 아직까지 실험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는 후배들이 이어가 주리라 믿고 있으며 이후 GdFeCo를 활용한 여러 실험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위의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Co 조성이 30% 미만인 GdFeCo 합금의 경우 Gd과 Fe moment가 각각 cone angle을 이루고 있는 스페리자성 특성을 나타내며 Gd, Fe 각각의 스핀 수송 특성이 합쳐져 나타나게 된다. AHE의 변화량이 AMR 변화량에 비해 매우 작은 것을 보아 Gd 또한 전이금속(Fe, Co) 못지 않게 전체적인 스핀 수송 현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해석이 올바른지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실험이 더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존의 전이금속 지배적인 스핀 수송 현상을 기반으로 해석해왔던 연구 결과들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ferences
[1] Nat. Mater. 16, 1187 (2017)
[2] Phys. Rev. B 46, 7390 (1992)
[3] Phys. Rev. B 66, 024433 (2002)
[4] Phys. Rev. B 22, 1320 (1980)
[5] Appl. Phys. Express 9, 073001 (2016)
저자 박재현
E-mail : atapjh92@kaist.ac.kr
To cite this article:
Jaehyeon Park et al., Phys. Rev. B 103, 014421 (2021)
DOI:
https://doi.org/10.1103/PhysRevB.103.014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