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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류와 위상학적 절연체


사이토 에이지, 무라카미 슈이치 著, 김갑진 옮김
2017년 12월 18일 발행, 248쪽, 도서출판 승산

 

 

도서 개요


기존의 전자공학(electronics)이 전하와 스핀이라는 전자의 두 가지 기본 물성 중 전하만을 이용하던 것에 반해,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는 나머지 하나인 스핀에서 기인하는 물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나아가 새로운 물리 및 기술로의 응용을 염두에 두고 나날이 발전 중인 새로운 분야다. 전자가 스핀을 가진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스핀의 물성 현상을 직접 관측하고 이해하여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유럽의 두 물리학자 페르(A. Fert)와 그륀베르그(P. Gruenberg)가 거대자기저항효과를 발표한 1987년이 스핀트로닉스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스핀트로닉스는 단지 물성물리뿐만 아니라 공학적 응용 분야에서도 크게 각광 받고 있으며 거대자기저항 효과는 이미 90년대 말 하드디스크에 적용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도에 페르와 그륀베르그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을 이끌어 낸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 받는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역시 스핀트로닉스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다.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두 저자는 스핀트로닉스와 관련된 물리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인 스핀류(spin current)에 대한 발견과 그에 대한 물리학적 정의, 성질, 최근의 연구 동향에 대해서 학부생 3~4학년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는 눈높이로 상세히 기술한다. 스핀류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응용에 대해 스핀 밸브(spin valve)부터 위상학적절연체(topological insulator)까지 여러 사례들을 통해 설명해 두었다.

 

저자 서문


이 책은 스핀류를 중심으로 스핀트로닉스 기초물리의 최신 진보를 정리한 것이다. 최근 스핀류의 개념은 물성물리나 전자공학의 여러 영역에 걸쳐 등장하며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유용한 지도원리의 역할을 제공하였다. 기초물리에 있어서도 기하학적 위상이나 상대론 등 현대물리학의 재미있고 아름다운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또 한편, 스핀류의 개념은 메모리 소자의 개발 등에 응용되어, 그 중의 일부는 실용화에 근접해 있기도 하다.

스핀류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스핀홀 효과/역스핀홀 효과의 발견이다. 이 발견 덕에 스핀류의 검출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더욱이, 스핀홀 효과의 이론적인 고찰을 계기로 양자 홀 상태와 같은 위상학적인 질서를 가진 위상학적 절연체의 존재가 예측되어, 실험적인 확인이 진행되었다. 위상학적 절연체의 물리는 현재 독립된 하나의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이나믹한 전개는 물리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가 힘을 합쳐 열정적으로 연구한 결과로서, 특히 실험물리와 이론물리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큰 기여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장의 활기를 전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쓰게 되었다. 특히, 물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도, 응용에 직결될 수 있는 유용한 현상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읽기 위한 예비지식은 대학교 학부 3학년 정도의 기초물리 수준을 가정했다. 또한 실제 연구 현장에서 빈번하게 쓰는 계산이나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했으므로(예를 들면 2.1절이나 부록), 학부 학생부터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서로서도, 또한 현장의 연구자가 지식을 정리하기 위한 참고서로서도 이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제 1장부터 제4중 부록을 사이토가, 제5장부터 제7장을 무라카미가 주로 집필하였으나, 전체의 내용은 저자 두 명이 공동으로 검토를 하여 일관된 논리를 갖춘 구성이 되도록 편집하였다. 이책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 여러 선배들, 선생님들, 동기들의 지도를 받았다. 지면관계로 모든 분을 적을 수는 없지만 책을 쓰는 데 직접적으로 협력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곁에서 도와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2014년 2월

사이토 에이지
무라카미 슈이치

 

추천사


신성철 (KAIST 총장)

전자가 스핀을 가진다는 사실은 이미 100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스핀의 흐름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또한, 근래에 들어서 위상학적 절연체라는 물질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 물질은 절연체임에도, 표면에서는 도체가 되는 재미있는 물질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물질이나 개념이 최신 물리학을 이끌고 있습니다.

본서에서는 스핀류와 위상학적 절연체라는, 현대물리학의 중요한 주제를 다룹니다. 저자인 사이토 교수와 무라카미 교수는 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부생 정도의 수준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학부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말로 된 최신 물리학에 대한 소개서가 부족한 현실에서, 본서는 학생들이 최신 물리학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 전자스핀의 연구는 1980년대 후반부터 KAIST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연구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어서 연구 수행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여러 연구자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우수한 연구 결과들이 창출되었고, 한편 해당 연구 분야에서 2세대, 3세대의 후속 세대가 배출되었습니다. 이 책의 번역자인 김갑진 교수는 국내 전자스핀 연구의 3세대인 대표적 소장 학자로 현재 KAIST에서 스핀 동역학 연구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물리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최신 물리학의 개념을 빠르게 습득하여, 이제 국내에서도 자성 학문 발전의 획을 긋는 새로운 물리학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지은이


사이토 에이지

일본 도후쿠대학 금속재료연구소와 원자분자재료과학 고등연구기구(WPI) 교수. 도쿄대학에서 물리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게이오대학에서 강의했다. 주로 나노소자의 양자 물성, 스핀트로닉스, 강상관계의 양자 물성, 자성물리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진흥기구 ERATO를 총괄하고 있다.

무라카미 슈이치

도쿄공업대학 이공학연구과 물성물리학 교수. 도쿄대학에서 물성물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스탠포드대학과 과학진흥기구 사키가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일본물리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잡지 《고체물리》의 편집위원이다.

 

옮긴이


김갑진

경북 의성 출생. 물리학자.

현 KAIST물리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교토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으며, 이후 교토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 KAIST 물리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스핀 동역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최우수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아시아 자기학회 젊은 과학자상, 교토대학 화학연구소 젊은 과학자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