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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의 숙제, Spin-wave Doppler shift를 보다



Spin wave는 자성체 내의 spin들이 집단적으로 precession하면서 생기는 파동이다. Spin wave는 말 그대로 파동이기 때문에 간섭, 굴절, 회절 등의 파동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들은 수십 년 전부터 이론적으로 예측되어 왔고, 또 실험적으로 증명되어 왔다. Spin wave의 Snell 법칙이 확인되었고 [J. Stigloher et al, PRL 117, 037204 (2016)], spin wave 회절 격자를 구현하기도 하였다 [S. Mansfeld et al, PRL 108, 047204 (2012)]. 더 나아가, 이러한 spin wave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spin wave logic gate를 구현했고 [M. Kostylev et al, APL 87, 153501 (2005)], spin wave array antenna를 제안하기도 하는 등 [M. Song et al, PRApplied 11, 024027 (2019)] 파동 특성을 이용한 전자 소자들이 제안되기도 보고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spin wave의 파동 현상이 실험적으로 관측되었다. 바로 Doppler effect이다.

Doppler effect는 관측자가 움직이거나 파원이 움직일 때 관측되는 파동의 주파수가 변화하는 효과인데, 이 때 주파수의 변화를 Doppler shift라고 한다. 예를 들어, 대로변에 서 있는데 멀리서 구급차가 다가오면 사이렌 소리가 높은 음으로 들리다가 나를 지나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낮은 음으로 들리는 것이 현상이 Doppler effect 때문이다. 또, 자동차나 야구공의 속도를 잴 때 쓰는 스피드건이 Doppler effect를 이용하고 있고, 별들이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속도를 계산할 때 별이 내보낸 빛의 주파수가 얼마나 Doppler shift 되었는지를 이용한다. 이렇게 주변에서 널리 쓰이는 기본적인 파동 현상이 spin wave에서도 관측되었는데, 대체 어떻게 실험을 한 것일까?

아쉽게도, spin wave Doppler shift에서는 실질적으로 파원이나 관측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에, “전자”가 이동한다. Spin wave가 진행하는 자성체에 전류를 흘려 주었을 때, 이동하는 전자가 local magnetization에 spin transfer torque를 작용해서 frequency가 바뀌는데, 이것이 spin wave Doppler shift의 원인이 된다. 그러면 파원도, 광원도 움직이지 않는데 왜 굳이 Doppler shift라는 말을 붙인 걸까? 그것은 spin wave Doppler shift의 식을 보면 알 수 있다.

$$\Delta \omega_{STT} = \vec{u}\cdot\vec{k} = \frac{P \mu_B}{-|e|M_s} \vec{j} \cdot \vec{k}$$

여기서 u는 전자의 effective한 drift 속도이다. 즉, 흘러가는 전자의 속도에 파수를 곱하면 frequency shift가 된다. 일반적으로 파동의 Doppler shift는 파원과 관측자의 상대속도에 파수를 곱한 것과 같다(파수의 1승항). 즉, spin wave가 흘러가는 자성체에 전류를 흘려 주었을 때 일어나는 frequency shift 식의 형태가 일반적인 파동의 Doppler shift라고 부르는 식과 동일한 형태를 갖는다. 특히, 상대속도가 들어갈 자리에 정확히 전자의 effective drift velocity가 들어간다. 놀랍지 않은가? 따라서 이를 물리적으로 해석하면, 자성체 내부 전자의 움직임에 의해 Doppler shift가 생기는 것이고, 더욱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spin wave를 만들어내는 주체인 전자가 이동하면(conduction electron과 localized electron이 다르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맞는 설명이 아니지만) 마치 파원이 이동하면서 파동을 발사하는 상황, 경적을 울리며 움직이는 자동차와 같은 상황이 되어서 Doppler shift가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다.

1996년에 이러한 이론적 예측이 등장한 이후, 약 40년 만에 이 논문을 통해 이것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NiFe, 즉 Py (퍼말로이) 두께 20 nm, 폭 2 um 일자 strip 패턴에 SiO2 spacer를 두고, coplanar waveguide (CPW)를 두 개 올려서 송신 안테나, 수신 안테나로 사용했다. 그리고 20GHz-VNA (Vector Network Analyzer)를 이용해서 한 쪽 안테나에 교류 전류를 입력하고, 반대 쪽 안테나에 잡히는 전기 신호를 측정했다. 안테나에 교류 전류가 흐르면, 전류에 의한 Oersted field가 안테나 아래 쪽 자성층에 spin wave를 발생시키고, 이 spin wave는 자성층을 타고 전파해서 반대 편 안테나에 전자기 유도를 통해 전류 신호로 측정된다(Fig.1E). 대략 0~16GHz 정도 주파수 대역의 스핀파 신호를 측정했고, 기존 이론에 부합해서 이것이 스핀파 신호임을 확실히 보였다(Fig.2).

먼저 전류를 흘리지 않았을 때 스핀파를 측정해 보니, 안테나1→안테나2로 가는 스핀파와 안테나2→안테나1로 가는 스핀파의 frequency spectrum이 정확히 일치했다. 즉, 왼쪽으로 가는 스핀파와 오른쪽으로 가는 스핀파가 동일했다는 뜻이다. 그 다음, 전류를 흘려 주면서 스핀파를 측정해 보았다. 그러자 전자의 이동 방향(전류의 반대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스핀파의 주파수가, 전자의 이동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스핀파의 주파수보다 약 18 MHz 정도 높게(이 때 스핀파 주파수는 대략 5.7 GHz) 측정됐다(Fig.3A,B). 전류, 파수를 바꾸어 가며 동일한 실험을 반복, 이를 처음에 썼던 spin wave Doppler shift 식에 fitting해 보니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이 때의 spin polarization P는 약 0.5임을 확인했다(Fig.3C).

Spin wave Doppler shift는 1966년에 처음 이론적으로 제시되었고 [Lederer & Mills, Physical Review 148, 542 (1966)], 1998년, 2004년에 조금 더 자세한 이론적 모델[Bazaliy, Jones, Zhang (BJZ), PRB 57, R3213 (1998), Fernandez-Rossier, PRB 69, 174414 (2004)]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2008년, 이 논문을 통해 그 이론들이 사실이라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이후 2009년에 교토대학교 오노 연구실에서 non-adiabatic STT를 고려한 이론 논문 [S.-M. Seo, PRL 102, 147202 (2009)]과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논문 [K. Sekiguchi, PRL 108, 017203 (2012)]을 발표했다. 그러면 이 다음 연구는 무엇일까?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 중에 아이디어가 있다면 꼭 나에게 알려주길 바란다!


작성 송무준
E-mail : moojune@kaist.ac.kr

참석자: 박민규, 박재현, 이택현, 박지호, 이근희, 유무진, 양지석, 고산


DOI:
https://doi.org/10.1126/science.1162843